읽을 거리, 생각할 거리

meditation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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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사님 여기에 올리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여기가 아니면 옮겨 주신다고 하신 말씀을 굳게(?) 믿고 일단 올려 봅니다.지난 주일 Meditation에서 나눈 이야기입니다.


저는 지난 22년 동안 생물학을 공부했지만, 아직 생물학의 진리를 꿰뚫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그동안 제가 느낀 점 한 가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나름대로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합니다. 그들은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양분만 주어진다면 생명을 유지해 나갈 수 있고, 그 양분을 이용해 최대의 에너지와 유기물을 합성하고 성장합니다. 요즘 흔히 말하는 “잉여산물”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도록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생체 내의 공장을 유지한다고 볼 수 있죠. 설령 잉여산물이 생산된다 할지라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것을 공생하는 다른 생명체와 공유하곤 합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만큼 작은 미생물들이라 할지라도 다른 생명체들에게 부지런히 자신들의 잉여산물을 제공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광합성으로 생산한 포도당을 공생하는 작은 미생물과 공유하는 박테리아들과, 자신들이 생산한 비타민과 유기물들을 자신들이 살 수 있는 소중한 보금자리를 제공한 인간들에게 제공하는 장내세균들처럼, 우리는 무수히 많은 작은 생명체들이 서로 공생하면서 잉여산물을 공유하고, 보금자리를 공유하는 모습을 볼수 있습니다. 마치 거대한 숲 속에서 작은 식물, 큰 아름드리 나무들, 그리고 그 안에 터를 닦고 사는 많은 동물들, 곤충들이 서로 어우러지 듯 말입니다.

 

반대로 인간은 유일하게 잉여산물을 자신을 위해 꼭꼭 숨겨두고 방치하는 유일한 생명체가 아닌가 합니다. 잉여가 생기도록 설계되어 있는 생명현상의 법칙을 거스르고, 잉여의 산물을 자신의 피하지방으로, 창고 가득 쌓아둔 여분의 음식으로, 은행에, 부동산에 바리바리 쌓아 놓는다면, 그 잉여는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지탱하기 위해 가장 소중했을 영양분으로 쓰일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몸을 깨끗하게 유지하는데에 가장 중요한 작용이 배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분의 물질이, 잉여산물이 배설되지 못하고 몸에 쌓여 있는다면 그것은 독이 되어서 건강했던 우리의 몸을 해치게 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잉여를 다른 사람들에게 풀어 내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우리를 해치는 독으로 돌아올 것 같습니다. 내가 가진 잉여를 남을 위해 내어놓는 방법을 배우는 것, 이것이 우리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면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첫 발걸음을 떼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쉽지 않은 긴 여정이 되겠지만, 누군가 이야기 했듯이 삶은 순간에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가랑비에 옷이 젖듯 작은 변화들이 모이고 모여서 결국에는 달라질 있다는 말을 가슴에 품는 것 부터 우리 안에서의 작은 변화가 시작되리라 믿습니다.  

댓글목록

andrewk님의 댓글

profile_image no_profile andrewk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대한 숲 속에서의 어우러지는 삶... 정말로 주옥과 같은 말이네요.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

foreveryou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no_profile foreveryoung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일에도 그랬지만 이 글을 다시 대하니

나 자신 너무 부끄러워짐을 가릴수가 없습니다.

느끼는만큼 진실되게 행동하고 내어놓는 삶이

어쩜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요.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이....란 말에 조금 위로를 받으며

혼자는 어렵지만 우리가 서로 이끌어주고 격려하며 살아갈때

나와 주변의 삶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날 거라 기대해 봅니다.

hibunny님의 댓글

profile_image no_profile hibunny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공감합니다. 말하는 것 만큼 느끼는 것 만큼 살아내기가 쉽다면, 세상이 이렇게 험악하게 변하지는 않았겠죠.

다만, 혼자서 말하고 느끼는 것을 살아내기가 어려운 걸 알고 있는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기댈 언덕이 되고 격려가 된다면,

함께하는 일들은 혼자서 살아내기 보다는 조금은 더 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새길교회가 어우러지는 삶을 살아내는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는 소망을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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