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중앙일보 기사
본문
"우리 서로 맘 열고 대화해 볼까요"…'이웃종교 사귀기' 행사 여는 박원일·곽건용 목사
지금은 종교간 갈등이 극심한 시대
배타적 태도는 타종교도 마찬가지
지금은 종교간 갈등이 극심한 시대
배타적 태도는 타종교도 마찬가지
- 댓글 1
[LA중앙일보] 발행 2014/10/07 미주판 26면 기사입력 2014/10/06 14:57
교회에 대한 고정관념 깨는 시간 서로 다른 종교가 마음을 열고 함께 대화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개신교회가 타종교에 손을 내밀었다. 글렌데일 지역 향린교회와 버뱅크 지역 새길교회가 공동으로 10월부터 ‘이웃종교 사귀기’ 행사를 개최한다. ‘이웃종교 사귀기’는 앞으로 7개월에 걸쳐 개신교를 비롯한 가톨릭, 불교, 원불교, 이슬람, 유대교 등 각 종교계 지도자가 초대돼 강연, 질의응답, 토론 등의 시간을 갖는 행사다. 두 교회는 서로 2마일 내 위치해 있는 이웃 교회다. 지난 2012년에도 함께 신앙 강좌를 개최하는 등 협력 사역을 펼치고 있다. 지난 23일 향린교회 곽건용 목사(이하 곽)와 새길교회 박원일 목사(이하 박)를 만나 ‘종교간의 사귐’이 필요한 이유를 들어봤다. -왜 대화가 필요한가. (박) "물론 종교간 대화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종교가 다르다고 그들을 안 보고 살 것인가. 우리는 그들과 함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대화는 할 수 있지 않나." (곽) "서로 받아들이자는 게 아니다. 서로 이해하자는 것이다. 지금은 이데올로기에 의한 분쟁이 아닌, 종교에 의한 분쟁이 많은 시대다. 거창하게 국제적 분쟁이니, 전쟁이니 하는 것으로 시야를 확장하지 않아도 주변 또는 일상생활을 보자. 크고 작은 종교적 갈등은 너무 많다." (곽) "지난 8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부 개신교에서는 교황에 대한 노골적인 증오감을 표현하기도 하고 대규모 반대집회도 열었다. 이는 서로 모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특히 개신교는 '사랑'을 강조하면서도 은연중에는 '다르면 미워하라'고 배워온 듯 하다. (웃음) 그래서 이웃종교와 만남을 갖는 자리를 마련해보고자 했다." (박) "개신교뿐 아니라 무신론자부터 누구나 자유롭게 왔으면 한다. 배척하고 무조건 선을 긋는 모습만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이런 교회도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싶다." - 어떤 사귐을 할 것인가. (곽) "교리는 책을 보면 안다. 서로 교리를 배우자는 게 아니다. 그분들의 실제 삶을 자연스레 들어보고자 한다. 또 우리(개신교)를 그분들에게 소개하는 시간도 될 수 있다." - 사귐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박) "종교학자나 전문가에게 이론적으로 듣는 것보다는 그들의 실제 삶을 들을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보다 궁극적으로 바라는 건 예를 들어 기독교의 정신을 불교 용어로도 자연스레 전달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래서 사귐이 필요한 거다." - 타종교의 반응은 어땠나. (곽) "(웃음) 사실 개신교만 배타적인 게 아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보니까 타종교인 중에도 개신교를 비롯한 이웃종교에 대해 마음을 열지 않는 배타적인 분들도 꽤 많더라. 그래서 이런 행사가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박) "그렇게 벽이 생긴건 우리 개신교의 잘못도 크다. 타종교에 대해 무조건 무시하고 독선적으로 행동한 부분이 있었다. 우리 스스로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기독교 문자주의나 반지성주의로 인해 타종교는 아예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 배타적 태도를 취하게 했다" - 논란이 될 수 있는 행사인데. (곽) "이런 행사를 한다니까 일각에선 종교혼합주의니 다원주의니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자. 수천 년간 각 종교가 지켜온 사상과 전통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몇 명이 서로 대화 좀 한다고 종교가 혼합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종교통합이니, 혼합이니 그러한 시도 역시 옳지 않다. 단지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하자는 것뿐이다." (박) "솔직히 미주 한인사회에서 숫자로만 보면 개신교가 종교계를 거의 독점하지 않나. 우린 일종의 가진자다. 반면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 쉽게 타종교를 비방하고 배척하게 되는 위험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타종교에 하고 싶은 말은. (곽) "개신교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신교도 꾸준히 대화하려는 노력을 한다. 이번 행사가 성황을 이루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지만 이를 계기로 서로 대화 채널과 네트워크도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 "개신교 목사와 처음 대화 해봤어요"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각 종교계 지도자 초청 이웃종교 사귀기 행사는 7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매달 한 번씩 향린교회와 새길교회에서 번갈아 가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는 ‘사귄다’라는 주제하에 이슬람, 불교, 가톨릭, 유대교 등의 종교인들이 초청돼 세미나 등의 시간으로 진행된다. 10월과 11월에는 먼저 개신교 인사들이 나서게 된다. 새길교회 박원일 목사는 “타종교와 대화하기 전에 우리 먼저 반성하고 돌아보자는 의미에서 개신교와의 대화를 먼저 하기로 했다”며 “이후에는 이웃종교의 지도자를 초대해 그분들과 함께 의미있는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웃종교 사귀기’ 행사는 ▶‘21세기 기독교의 지형을 바꿀 변화를 배운다(10월10일~12일) ▶‘무례한 기독교, 예의 없는 교회를 반성한다(11월16일) ▶가톨릭과 대화하며 사귄다(12월14일) ▶원불교와 대화하며 사귄다(1월18일) ▶불교와 대화하며 사귄다(2월15일) ▶이슬람교와 대화하며 사귄다(3월15일) ▶유대교와 대화하며 사귄다(4월19일) 등의 주제로 열린다. 원불교 양은철 교무는 “첨에는 교회서 부르니까 굉장히 반갑고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색한 부분도 있었다”며 “가끔 타종교인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개신교 목회자와는 처음 대화하는 것이라서 어색하기도 했지만 좋은 취지의 행사인 것 같아서 수락을 했고 세미나에 서게 되면 원불교 교리가 아닌 실제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편안하게 생각을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웃종교 사귀기 행사에는 종교를 떠나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세미나는 무료로 진행된다. ▶문의:(818) 441-1380 ▶향린교회: 1130 Ruberta Avenue Glendale, CA 91201 ▶새길교회: 221 S. 6th St. Burbank, CA 91501 장열 기자 |
댓글목록
박원일님의 댓글
박원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