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향기

신을 만나게 하려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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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결혼을 앞두고 있을 때쯤 남편이 꼭 한가지 부탁이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자기 집에는 친 할머니는 2층에서 중(스님)을 데려다 목탁을 두드리시고 절에 불상도 세우셨을 만큼 불교에 심취해 계시고
어머니는 1층에서 늘상 찬송가를 틀고 사시는 기독교 신자로 두 사람 사이가 몹시 안좋은데, 결혼하면 그 고부 사이에서 중간 역활을 잘 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다행히 시 할머니는 제가 결혼 하기 직전에 시어머니와  싸우시고 집을 나가셔서 딸(시고모)과 함께 사시게 되어 두 종교 간의 갈등에 끼어 사는 것은 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기독교인들이신 시어머니와 그의 친척들과 함께 하는 삶도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시 어머니, 시 외할머니, 그리고 시이모 일곱 분이 시도 때도 없이 우리 집에 모이시면, 예배를 보셨는데 멜로디가 없는 복음성가를 마구 부르시다가 돌아가면서 방언 기도, 안수, 안찰을 하시다가 통곡으로 끝나는 예배였습니다.

 

그 이모님들은 모두 철원기도원 출신으로 양신의 역사(귀신들림)를 경험하셨는데, 그 중에서도 첫째 이모님은 방언, 신유, 예언의 은사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 첫째 이모님은 아뭏든 시 어머니 형제들 그리고 그 자식들까지 합하면 100명이 족히 넘는 그 식구들을 모두 전도하셨고, 각 집을 다니시면서, 예언도 해주시고, 기도도 해주시면서 용돈도 받으시고 시 외가 의 신앙에 관한한 가장 입김이 쎄신 분이셨습니다.
그 큰 이모께서 가만히 보니 새로 시집온 조카며느리(저)가 주기도문도 제대로 못외는 것을 보시고는 단단히 벼르셨던 것 같습니다. 
도집사라는 분을 일주일에 한번씩 우리 집에 보내셔서 일년간 제단을 쌓으라는, 단독 훈련, 단독 교육을 명령하셨습니다.
곡이 없는 복음 성가를 혼자 목청을 높여 부르시고 , 혼자 기도하시다가 조시기도 하는 그 시간이 너무 싫어서 혹시라도 그분이  10분만 늦으셔도 땡땡이 치는 학생처럼 도망을 치곤 했습니다. 

처음으로 어머니를 따라 갔던 교회에서는 특유의 목사님 톤으로 십일조를 너무 강조하셔서 그 후로는 다신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교회는 다녀야 시집의 눈총에서 벗어날 것 같아,  남편을 끌고 이화 대학 교회를 다녔는데 남편은 예배 시간 내내  졸고, 저 역시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겠는 지루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룻과 같은 며느리가 되라는 시이모님들의 기도, 도집사님과 함께한 일년간의 제단 쌓기, 그리고 대학교회 다니기 등, 신을 만나기 위한 자력과 타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게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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