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하우스
본문
"우리, 꼭 자살하려는 사람들 같지 않아?"
"여기서 이러고 자살하면 완전히 오픈 자살이네요."
"그래. 자살까지 밀폐된 공간에서 혼자 저지르는 건 너무 쓸쓸하잖아. 이렇게 맛있는 아이스커피라도 마시면서
음악도 듣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자살하는 거야."
바쁘게 걷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얼굴을 찡그린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유유히 떠도는 백조처럼, 그렇게 행복하게."
"그렇게 행복하면 죽기 싫을 걸요."
"그래. 죽음이 행복해지면 세상이 달라지겠지. 너도 나도 죽으려 할 테니, 살려고 아둥바둥 노력하는 사람도 없어질 테고."
.............
"왜 천재들은 모두 불행할까요?"
"글쎄, 불행했다고는 하지만, 사실 그건 달리 할말이 없어서 그렇게 표현한 거야. 행복이냐, 불행이냐, 그건 모두
인간이 정해좋은 일종의 룰에서 비롯된 것이니까. 누가 행복한지, 누가 불행한지, 그걸 누가 알 수 있겠어? 그는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의 음악을 통해서 천국과 지옥을 경험했을 거야. 그걸 다른 의미의 행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은 가치관을 가졌다고 믿는 것처럼 건방진
일도 없을거야.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는 법이니까. 이 세상 어느 구석엔가, 죽어가는 천재가 있을지도, 몰라. 지금 이 순간에도,
집단적인 가치추구에서 벗어나,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진짜 삶을 추구하는 천재 아닌 천재가, 그 사람은 분명 자기 안에서
모든 걸 발견하겠지. 성냥팔이 소녀처럼 꽁꽁 언 손을 성냥불 몇 개로 녹이면서, 숭고하게 죽어가는 거야. 만약 그때 따뜻한
거실에 앉아있던 누군가가, 그 작은 불빛을 발견했다면, 그리고 창문을 열고 소녀를 구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 성냥팔이 소녀는 구원을 받았을 거고, 세상도 구원을 받았을 거야. 진실을 알고 진리를 행하는 일은 언제나 쓸쓸하지.
거짓을 알고 진실을 묻어버리는 것보다 힘든일이야. 그래서 사람들은 늘 해왔던 방식대로 단절을 택해.
추운 골목보다는 안락한 거실이 더 아늑하거든."
"당신은 어떤 쪽이세요?"
"창문을 열고 싶으니까, 이 커피하우스를 낸 거야."
"알고 보면,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은 굉장히 간단한데도, 학교를 다니고 장사를 하다보니까, 오이려 복잡한 방법이 아니면
이해하기가 힘든 건지도 몰라."
"그럼 저는 행복해지려고 애쓰지 않을래요."
"어어, 그건 좀 곤란한데."
"아니에요. 갑자기 마음이 편한걸요. 나도 모르게 언제나 행복해지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리고...남들보다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면 우울했고요."
그랬다. 운이라는 것이 나를 보기 좋게 엿 먹엿다고, 늘 생각해왔다. 우리의 일을 봐도 그렇다. 우리는 둘 다 운이 좋고 나쁨에
있어 아무런 책임도 없다. 그러나 나는 한번 운이 좋지 않아, 평생 그 불운에 시달릴 게 뻔했다. 본격적으로 앉아서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더 집요한 방법으로 그 생각을 점철해왔음을 깨달았다. 그런 것이 내 인생을 지배한다는 것은 끔찍하다.
"행복해지려다 불행해진다면, 잘못된 행복을 추구했던 것인지도 모르지."
그는 남은 얼음을 아작아작 깨물어 먹고는,
"자, 이제 고문은 끝났다."
라고 말했다.
-다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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