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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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스님)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삶의 매듭들이 지어진다. 그런 매듭을 통해서 안으로 여물어 간다. 흔히 이 육신이 내 몸인 줄 알고 지내는데 병이 들어 앓게 되면 내 몸이 내가 아님을 인식하게 된다. 내 몸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병을 치료하면서 속으로 염원했다. 이 병고를 거치면서 보다 너그럽고 따뜻하고 친절하고 이해심 많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자 했다. 묵묵히 서 있는 겨울 나무들을 바라보고 더러는 거칠거칠한 줄기들을 쓰다듬으며 내 속에 고인 말들을 전한다. 겨울 나무들에게 두런두런 말을 걸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하게 차오른다. 삶의 비참함은 죽는다는 사실보다 살아 있는 동안 내부에서 무언가가 죽어 간다는 사실에 있다. 꽃이나 달을 보고도 반길 줄 모르는 무뎌진 감성, 저녁노을 앞에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볼 줄 모르는 무감각, 넋을 잃고 텔레비젼 앞에서 허물어져 가는 일상, 이런 것이 죽음에 한 걸음씩 다가섬이다. 깨어 있고자 하는 사람은 삶의 종착점에 이를 때까지 거듭거듭 새롭게 일깨워야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의 과정에서,길의 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근원적인 물음 `나는 누구인가?' 하고 묻는 것이다. 삶의 순간순간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에서 그때그때 마무리가 이루어진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 내려놓음은 일의 결과,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순수 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고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충만으로 자신을 채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나를 찿는 것,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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