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종교, 도(道) 이해하기

원불교 100년 기념행사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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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3시 월셔이벨극장에서 있었던 원불교 개교 100년 기념행사에서 낭독한 축사 전문입니다.


안녕하십니까? 먼저 원불교 개교 100년 기념행사의 귀한 자리에 초대를 받고 또 축하의 말씀을 나누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원불교에 대해 알게 된지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몇 년 전부터 불교를 조금씩 공부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원불교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유관순 누나’의 옷맵시가 조금은 유행에 뒤져 보였는데, 최근 들어 교무님들을 자주 뵙다 보니 이제는 그 ‘교복’이 친근감으로 다가오기까지 합니다. 무엇보다도 교리나 믿음에 치우치지 않고 생활화된 종교를 표방하는 원불교의 정신과 가르침에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소태산 선생님의 이 말씀은 물질문명에 물들지 않으려면, 정신문명을 앞세워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오늘날처럼 물질만능주의, 돈과 권력이 세상의 가치관으로 자리 잡은 현실 속에서 우리 모두가 다시금 가슴 깊이 새겨두어야 하는 말씀으로 받아들입니다.

 

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이 삼학병진의 가르침은 교리나 믿음 위주의 신앙과 신앙인들에게 많은 도전을 줍니다. 마음공부나 경전연구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삶에 적용되기까지 실생활에서 수양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믿는 대로 생활하는 것이야 말로 신앙인이 최고로 여기는 가치입니다. 신앙이란 이해할 수 없는 교리를 단지 믿고 외우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가르침과 설득력에 기초하여 하루하루 실생활을 규모 있게 영위하는 것입니다. 삼학병진, 불교용어로 계·정·혜(계율, 선정, 지혜)가 어우러진 삶이야말로 모든 신앙인이 지향하는 길입니다.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 하나를 나누면, 자신의 생각과 말이 다른 사람에게도 말이 되고 이해가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야 소통이 가능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종교 간의 대화, 이웃 종교와의 사귐에 적용해 보면,

·         크리스천들에게 있어서, 기독교의 가르침을 원불교 교도들에게는 원불교 교리와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비로소 기독교를 바로 이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바꾸어 말해 원불교의 가르침을 기독교인들에게도 그들의 말로 설명할 수 있을 때 원불교에 능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온 세계의 다른 문화와 인종이 섞여 있는 L.A.에 살고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소통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특별히 이웃 종교인들 사이에 소통과 이해가 요구되는 때입니다.

 

모쪼록 백년 전 한국에서 민족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정신문화를 일으켜 가난한 민중에게 희망을 주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원불교가 분열과 패거리 문화 속에서 화합으로 가는 중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제가 비록 기독교를 대표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미국 크리스천교회(제자회) 그리고 새길교회 교우들을 대신하여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원불교 100년 기념행사를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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